갯배 타고 건너는 아바이마을, 드라마 가을동화 속 주인공처럼

속초는 언제 찾아도 마음이 탁 트이는 매력적인 여행지입니다. 푸른 동해 바다와 웅장한 설악산, 그리고 맛있는 먹거리까지 가득하죠. 그중에서도 속초 여행의 필수 코스로 꼽히는 곳이 있다면 바로 실향민들의 애환과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아바이마을’입니다. 단순히 관광지를 넘어, 독특한 체험과 감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곳은 한류 열풍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로도 유명한데요. 시간이 꽤 흘렀지만 여전히 그때의 애틋한 감성을 찾아오는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오늘은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으로 갯배를 타고 아바이마을을 둘러보는 낭만적인 여정을 소개합니다. 직접 끄는 배의 손맛과 함경도식 순대의 깊은 맛까지, 알차게 즐길 수 있는 여행 정보를 꼼꼼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여행의 시작, 낭만 가득한 갯배 체험

아바이마을 여행의 하이라이트이자 시작점은 단연 ‘갯배’입니다. 속초 시내와 청호동 아바이마을 사이를 잇는 좁은 물길을 건너는 이 배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무동력선입니다. 엔진 소리 없이, 사람의 힘으로만 움직이는 이 느릿한 배는 속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상징과도 같습니다.

갯배를 타는 방법은 아주 특별합니다. 배에 올라타면 승객들이 직접 긴 쇠갈고리(와이어 꼬챙이)를 이용해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쇠줄을 끌어당겨야 배가 움직입니다. 처음 보는 분들은 조금 당황할 수도 있지만,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뱃사공 할아버지의 능숙한 지휘 아래 아이들도, 어른들도 힘을 합쳐 줄을 당기다 보면 어느새 맞은편 선착장에 도착하게 되죠. 잠깐의 노동(?)이지만 함께 배를 움직였다는 성취감과 재미가 쏠쏠합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신다면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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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치: 강원 속초시 중앙부두길 39 (갯배선착장)
  • 운행 시간: 새벽 04:30 ~ 밤 11:00 (연중무휴)
  • 이용 요금(편도): 대인 500원 / 소인(초등학생 이하) 300원 / 손수레·자전거 500원
  • 이용 방법: 하선 후 키오스크를 통해 티켓을 구매하고 결제하는 시스템입니다.

요금은 매우 저렴하지만, 그 경험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큽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물살을 가르는 기분, 마치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독특한 정취를 갯배 위에서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드라마 ‘가을동화’ 속 은서와 준서의 흔적 찾기

갯배 선착장에 내려 아바이마을로 들어서면 곳곳에서 2000년대 초반을 강타했던 드라마 ‘가을동화’의 흔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송승헌, 송혜교, 원빈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열연했던 이 드라마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전 국민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었죠. 드라마를 기억하는 세대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드라마를 모르는 세대에게는 레트로한 감성을 선사합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은 ‘은서네 집’입니다. 갯배 선착장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초입에 위치해 있어 찾기 쉽습니다. 극 중 여주인공 은서(송혜교 분)가 살던 집으로 등장했던 이곳은 현재 식당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간판에는 여전히 드라마의 흔적이 남아 있어,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곤 합니다.

마을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탁 트인 ‘아바이마을 해변’이 펼쳐집니다. 이곳은 드라마 마지막 회에서 은서가 준서(송승헌 분)의 등에 업혀 마지막 숨을 거두었던, 가장 슬프고도 아름다운 명장면의 배경이 된 곳입니다. 드넓은 백사장과 철썩이는 파도 소리는 드라마의 비극적인 결말과 어우러져 묘한 여운을 남깁니다. 해변가에 앉아 조용히 바다를 바라보면 복잡했던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선착장 주변에는 드라마 주인공들의 동상과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드라마 속 명대사를 떠올리며 주인공 포즈를 따라 해보는 것도 여행의 소소한 재미가 될 것입니다. 비록 세월은 흘렀지만, 이곳에 서린 애틋한 사랑 이야기만큼은 여전히 여행자들의 마음을 울립니다.

실향민의 애환이 담긴 맛,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

아바이마을에 왔다면 식도락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바이’라는 이름은 함경도 사투리로 ‘아저씨’ 또는 ‘할아버지’를 뜻하는데요. 한국전쟁 당시 함경도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며 이곳에 터를 잡고 모여 살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고향을 그리워하며 만들어 먹었던 음식이 바로 그 유명한 ‘아바이순대’입니다.

아바이순대는 우리가 흔히 분식집에서 먹는 당면 순대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돼지 대창에 찹쌀, 선지, 그리고 각종 채소를 듬뿍 넣어 쪄내는데, 쫄깃한 대창의 식감과 고소하고 담백한 속 재료의 조화가 일품입니다. 한 입 베어 물면 꽉 찬 속이 입안 가득 퍼지며 깊은 풍미를 자랑합니다.

또 하나의 별미는 ‘오징어순대’입니다. 오징어의 몸통을 비우고 그 안에 다진 오징어 다리와 채소, 찹쌀 등을 채워 넣은 뒤, 계란물을 입혀 노릇하게 구워낸 음식입니다. 고소한 기름 냄새와 쫄깃한 오징어의 식감이 어우러져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맛입니다. 보통 식당에서는 이 두 가지 순대를 함께 맛볼 수 있는 모둠 메뉴를 많이 판매하니, 꼭 한번 드셔보시길 추천합니다. 여기에 시원한 명태 회무침을 곁들여 먹으면 느끼함은 사라지고 감칠맛이 폭발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식사 후에는 해변을 따라 조성된 카페거리를 거닐어 보세요. 바다 뷰가 멋진 카페들이 즐비해 있어,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입니다.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향긋한 커피로 마무리하는 코스는 속초 여행의 만족도를 한껏 높여줄 것입니다.

탁 트인 전망, 설악대교와 금강대교 위를 걷다

아바이마을을 더욱 입체적으로 즐기는 방법은 바로 ‘다리 위’로 올라가는 것입니다. 마을 위로는 속초의 남북을 잇는 거대한 붉은색의 설악대교와 푸른색의 금강대교가 지나갑니다. 갯배 선착장 근처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힘들이지 않고 다리 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다리 위에 서면 발아래로는 아기자기한 아바이마을의 지붕들이, 고개를 들면 웅장한 설악산의 능선과 끝없이 펼쳐진 동해 바다, 그리고 잔잔한 청초호까지 파노라마 뷰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해 질 무렵에 올라가면 붉게 물드는 노을과 하나둘 켜지는 도심의 불빛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야경을 선사합니다. 속초의 산, 바다, 호수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라 할 수 있습니다.

바람이 다소 강하게 불 수 있으니 옷깃을 여미고 천천히 다리 위를 산책해 보세요. 갯배를 타고 건널 때와는 또 다른 시선으로 속초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에디터가 전하는 여행 꿀팁

마지막으로 아바이마을 여행을 더욱 알차게 즐길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전해드립니다.

첫째, 갯배 이용 시 카드 결제가 가능하지만, 주변의 오래된 노포나 길거리 간식을 즐길 때는 소액의 현금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대부분 카드 결제가 되지만, 만약을 대비해 현금을 챙기면 더욱 편리한 여행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주차 문제입니다.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속초 갯배 선착장’ 바로 앞까지 차를 가져가면 매우 혼잡할 수 있습니다. 대신 ‘금강대교’ 아래에 있는 무료 주차장이나 인근의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고 조금 걸어서 이동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주차 스트레스를 줄이고 여유롭게 마을 풍경을 감상하며 걷는 것이 훨씬 쾌적합니다.

셋째, 갯배는 밤 11시까지 운행하지만, 마을 내 식당들은 재료 소진 시 일찍 문을 닫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녁 식사를 계획하신다면 너무 늦지 않게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속초 아바이마을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닙니다. 실향민들의 그리움이 쌓여 만들어진 마을이자, 드라마 속 사랑 이야기가 숨 쉬는 낭만의 공간입니다. 갯배의 줄을 당기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고, 따뜻한 순대 한 접시로 마음까지 채우는 여행을 떠나보세요. 이번 여행이 여러분에게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추억을 선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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