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모에레누마 공원 예술과 자연의 조화, 이사무 노구치의 걸작

일본 홋카이도 여행을 계획할 때 삿포로는 빠질 수 없는 도시입니다. 대도시의 활기와 북호도 특유의 광활한 자연을 동시에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예술과 자연, 그리고 도시 재생의 철학이 완벽하게 맞닿아 있는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세계적인 조각가 이사무 노구치의 유작이자 ‘대지의 조각’이라 불리는 모에레누마 공원입니다. 과거 쓰레기 처리장이었던 불모지가 어떻게 세계적인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했는지, 이곳에서 꼭 경험해야 할 핵심 포인트들을 상세히 소개합니다.

인간에 의해 상처받은 대지를 치유하는 예술

모에레누마 공원은 그 탄생 배경부터 한 편의 드라마와 같습니다. 원래 이곳은 삿포로 시내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매립하던 장소였습니다. 버려진 땅이었던 이곳을 예술의 힘으로 되살리고자 했던 삿포로시와 세계적인 조각가 이사무 노구치의 만남은 운명적이었습니다. 노구치는 “전체를 하나의 조각품으로 만들겠다”는 웅장한 구상 아래 공원 전체를 설계했습니다.

비록 그는 공원의 완공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철학은 공원 구석구석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기하학적인 선과 면, 자연의 지형을 이용한 대규모 조형물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외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곳은 단순히 산책을 위한 공원이 아니라, 거대한 조각 작품 안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대지가 입은 상처를 예술로 치유한다는 숭고한 정신은 방문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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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의 상징, 유리 피라미드 ‘히다마리’와 인공 산의 매력

공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거대한 유리 건축물인 ‘히다마리(HIDAMARI)’입니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를 연상시키는 이 건축물은 모에레누마 공원의 심장부와 같습니다. 투명한 유리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은 내부를 따뜻하게 밝혀주며, 주변의 푸른 녹지와 극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내부에는 이사무 노구치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갤러리와 레스토랑이 마련되어 있으며, 옥상 전망대에서는 공원 전체의 기하학적 배치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건물은 겨울철 쌓인 눈을 저장해 두었다가 여름철 냉방 에너지로 활용하는 친환경 시스템을 도입하여 지속 가능한 예술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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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내에는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두 개의 거대한 산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는 해발 62m의 ‘모에레산’입니다. 인공 산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며, 정상에 오르면 삿포로 시내와 광활한 평야를 360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플레이 마운틴’입니다. 높이 30m의 이 산은 한쪽 면이 화강암으로 된 99개의 돌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어 마치 고대 아즈텍 문명의 유적지를 보는 듯한 신비로움을 자아냅니다. 반대편은 부드러운 잔디 경사로 되어 있어 오르는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예술적 영감을 선사합니다.

생동감 넘치는 바다 분수와 티타늄의 미학

모에레누마 공원의 정적미에 동적인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단연 ‘바다 분수(Sea Fountain)’입니다. 이사무 노구치가 생전 마지막까지 열정을 쏟아 설계한 이 분수는 최대 25m 높이까지 물줄기를 쏘아 올립니다. 거대한 원형 공간에서 솟구치는 물의 움직임은 마치 대지가 숨을 쉬는 듯한 역동성을 보여줍니다. 물줄기의 형태와 높이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며 만들어내는 장관은 한 편의 공연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분수 근처에 위치한 ‘테트라 마운드’ 역시 놓쳐서는 안 될 걸작입니다. 직경 2m에 달하는 거대한 티타늄 원기둥 3개가 서로 기대어 삼각형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그 아래에는 잔디 언덕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 조형물의 진가는 빛에 있습니다. 태양의 각도에 따라 티타늄 표면이 반사하는 빛의 질감이 시시각각 변화하며 주변 풍경과 어우러집니다.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가 자연광과 만났을 때 얼마나 복합적이고 아름다운 예술이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작품입니다.

사계절이 선사하는 각기 다른 예술적 풍경

모에레누마 공원은 계절마다 전혀 다른 옷을 갈아입으며 방문객들을 맞이합니다. 봄이 오면 약 2,300여 그루의 벚꽃이 일제히 피어나는 ‘벚나무 숲’이 장관을 이룹니다. 인공적인 조형물과 연분홍빛 벚꽃의 조화는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여름에는 푸른 잔디와 시원한 분수, 그리고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아쿠아 프라자’가 활기를 띠며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최고의 휴양지가 됩니다.

가을에는 공원 전체가 붉고 노란 단풍으로 물들어 사색하기 좋은 분위기를 자아내며, 겨울에는 은빛 설원으로 변신합니다. 눈이 시리도록 하얀 대지 위에 홀로 서 있는 기하학적 조각물들은 미니멀리즘 예술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삿포로의 겨울답게 모에레산은 천연 썰매장으로 변신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눈을 즐기며 예술 공간 안에서 활기찬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사계절 어느 때 방문해도 각기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모에레누마 공원만의 큰 장점입니다.

방문객을 위한 실용적인 이용 팁과 교통 안내

모에레누마 공원은 그 규모가 여의도의 약 2/3에 달할 정도로 매우 방대합니다. 따라서 모든 곳을 도보로 둘러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공원 입구 부근에 위치한 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이용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대여료가 저렴할 뿐만 아니라, 잘 닦인 자전거 전용 도로를 따라 조각품 사이를 달리는 기분은 형언할 수 없는 자유로움을 선사합니다.

또한 예술 애호가라면 유리 피라미드 내 기념품 샵을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사무 노구치의 디자인 철학이 담긴 유명한 조명 시리즈인 ‘아카리(Akari) 램프’를 비롯해 다양한 예술 굿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공원 입장료와 주차료가 무료라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도시락을 준비해 잔디밭에서 피크닉을 즐기기에도 최적의 장소입니다.

교통편의 경우, 삿포로 시내에서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가 편리합니다. 지하철 토호선을 타고 ‘간조도리히가시역’에서 하차한 후, 69번 버스로 환승하면 약 25분에서 30분 내외로 공원 입구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삿포로 여행 중 반나절 정도 시간을 내어 방문한다면, 도심의 소음에서 벗어나 진정한 예술적 휴식을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에레누마 공원은 단순히 아름다운 공원을 넘어 인간의 상상력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대한 성지입니다. 삿포로를 방문한다면 이사무 노구치가 남긴 최후의 걸작 속에서 대지의 숨결을 직접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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