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는 언제 찾아도 마음이 탁 트이는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푸른 동해 바다와 웅장한 설악산이 어우러진 풍경은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죠. 하지만 속초를 서너 번 이상 방문한 ‘N번째 여행자’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설악산 케이블카는 이미 타봤고, 아바이마을 갯배 체험도 해봤으며, 중앙시장에서 닭강정과 술빵 줄 서기에도 지쳤다면? 이제는 남들이 다 가는 유명 관광지가 아닌, 나만의 취향을 저격할 새로운 스팟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속초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골목 사이사이에 감각적인 공간들이 생겨나고, 지역 특산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먹거리가 여행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뻔한 회와 물회, 닭강정 코스에서 벗어나 속초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현지인들이 아끼는 숨은 맛집부터 감성 넘치는 카페, 그리고 소소한 재미를 주는 소품샵까지, N번째 속초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줄 히든 플레이스들을 소개합니다.
회와 닭강정은 이제 그만, 속초의 밤을 책임질 감성 요리주점
속초 여행의 저녁 식사라고 하면 으레 항구 근처의 횟집이나 시끌벅적한 시장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물론 신선한 회도 좋지만, 매번 똑같은 메뉴가 지겹다면 분위기와 맛을 모두 잡은 요리주점으로 눈을 돌려보세요. 여행의 밤을 차분하고 로맨틱하게, 혹은 힙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1. 고급스러운 안주와 분위기, 대포동 ‘요리바카’
대포항 인근, 롯데리조트나 카시아 속초에 머무는 여행자라면 주목해야 할 곳입니다. ‘요리바카’는 일반적인 시끌벅적한 관광지 식당과 달리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우드톤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이자카야 스타일의 다이닝 펍입니다. 이곳은 이미 현지 미식가들 사이에서 ‘안주 맛집’으로 입소문이 자자합니다.
가장 추천하는 메뉴는 단연 나가사키 짬뽕탕입니다. 진한 사골 육수에 신선한 해산물이 가득 들어가 깊고 풍부한 맛을 냅니다. 바닷바람을 맞은 뒤 따뜻한 국물 한 모금은 여행의 피로를 씻어내기에 충분하죠. 여기에 얇은 튀김옷을 입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육즙을 머금은 치킨 가라아게를 곁들이면 완벽한 조화를 이룹니다. 특히 직접 만든 타르타르 소스와의 궁합이 일품입니다. 숙소가 근처라면 가볍게 산책하듯 걸어 나와, 맛있는 요리와 함께 술 한 잔 기울이며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공간입니다.
2. 레트로 감성 가득한 심야의 아지트, 동명동 ‘백수씨 심야식당’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위치한 ‘백수씨 심야식당’은 주택을 개조해 만든 공간으로, 입구에서부터 레트로한 감성이 물씬 풍깁니다. ‘속초 동경’ 사장님이 운영하는 이곳은 여행객보다 현지 단골들이 더 많이 찾는 찐 맛집이기도 합니다. 다찌석(카운터석)과 프라이빗한 룸 형태의 공간이 공존하여, 혼자 여행 온 혼술족부터 친구나 연인과 함께 온 여행객까지 모두 편안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오징어 매운 떡볶이입니다. 속초의 특산물인 오징어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가 비주얼부터 압도적이며, 불향 가득한 매콤한 양념이 입맛을 당깁니다. 쫄깃한 오징어와 매콤 달콤한 떡볶이 양념의 조화는 밥을 부르기도, 술을 부르기도 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남은 양념에 우동 사리를 추가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탱글탱글한 우동 면발에 배어든 진한 양념 맛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입니다. 뚜벅이 여행자라면 터미널과 가까워 여행의 마지막 코스로 들르기에도 제격입니다.
바다만 본다고? 웅장한 울산바위 뷰와 함께 즐기는 정통 텍사스 바베큐
속초에 왔으니 무조건 오션뷰 식당만 고집해야 한다는 편견을 버리세요. 속초는 바다만큼이나 아름다운 산을 품고 있는 도시입니다. 웅장한 설악산 울산바위를 바라보며 즐기는 이색적인 미식 경험은 N번째 방문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할 것입니다.
설악의 풍경을 담은 훈연의 맛, ‘속초바베큐338’
학사평, 속초 IC 인근에 위치한 ‘속초바베큐338’은 정통 텍사스 바베큐를 전문으로 하는 곳입니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압도적인 울산바위 뷰입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병풍 같은 바위 산의 절경을 감상하며, 미국 본토 느낌의 바베큐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색적입니다.
매장에서 직접 장시간 훈연하여 조리한 고기는 나이프가 필요 없을 정도로 부드럽습니다. 대표 메뉴인 텍사스 바베큐 플레이트는 폴드포크, 브리스킷, 닭다리살 등 다양한 부위의 고기와 함께 모닝빵, 코울슬로, 감자튀김 등이 푸짐하게 제공됩니다. 모닝빵 사이에 고기와 코울슬로를 듬뿍 넣어 미니 버거를 만들어 먹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속초 여행의 시작점인 IC 근처에 있어 도착 직후 든든한 첫 끼니로 방문하거나, 집으로 돌아가기 전 아쉬움을 달래며 들르기에 최적의 동선입니다.
오션뷰는 기본, 디저트와 감성까지 챙긴 카페 투어
바다만 보이면 만사형통이던 시절은 지났습니다. 이제 카페는 뷰는 물론이고, 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디저트와 공간의 감성까지 갖춰야 합니다. 영랑동과 조양동 일대에는 이러한 여행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보석 같은 공간들이 숨어 있습니다.
1. 바다 냄새와 나무 향기의 조화, ‘카페 우디’
등대해수욕장 라인에 위치한 ‘카페 우디’는 이름처럼 우드톤의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곳입니다. 차가운 느낌의 통유리 건물 대신, 나무가 주는 따뜻하고 아늑한 감성이 바다 풍경과 어우러져 편안함을 줍니다. 창가 자리에 앉으면 마치 액자 속에 담긴 듯한 푸른 동해 바다를 감상할 수 있어 사진 명소로도 유명합니다. 단순히 뷰만 좋은 것이 아니라 커피와 디저트 라인업 또한 탄탄해, 맛있는 커피 한 잔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2. 속초의 맛을 병에 담다, ‘옥란푸딩’
속초해수욕장 근처에 자리한 ‘옥란푸딩’은 귀여운 유리병에 담긴 수제 푸딩 전문점입니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강원도의 특색을 살린 메뉴 때문입니다. 부드러운 커스터드푸딩 외에도 감자 푸딩, 두부 푸딩 등 어디서도 보지 못한 이색적인 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감자로 푸딩을?”이라는 의문은 한 입 먹는 순간 고소하고 달콤한 감탄으로 바뀝니다. 매장 내부는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가득 차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으며, 귀여운 패키지 덕분에 여행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3. 달콤한 케이크와 귀여운 소품의 만남, ‘보구밍 샵’
교동에 위치한 ‘보구밍 샵’은 케이크 전문 디저트 카페이자 소품샵입니다. ‘입으로 먹는 즐거움’과 ‘눈으로 보는 즐거움’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공간이죠. 주문 제작 케이크와 조각 케이크가 유명한데, 맛은 물론 디자인까지 사랑스러워 SNS 인증샷을 부릅니다. 매장 한 켠에는 귀여운 캐릭터 소품과 문구류가 진열되어 있어 디저트를 즐기며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소품샵 도장 깨기, 여행의 추억을 남기는 새로운 방법
최근 속초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소품샵 투어’입니다. 엽서, 마그넷, 인테리어 소품 등 작고 귀여운 물건들을 구경하고 수집하는 재미에 빠진 여행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중앙시장이나 시내 곳곳에 숨어있는 소품샵을 찾아다니는 것은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듯한 설렘을 줍니다.
- 루나씨 (중앙동): 속초 중앙시장 내에 위치해 있어 시장 구경 중 자연스럽게 들르기 좋습니다. 주로 바다를 테마로 한 기념품과 소품들이 많아 속초 여행의 기억을 형상화한 물건을 찾기에 안성맞춤입니다.
- 웨이브샵 (조양동): 조금 더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인테리어 소품을 찾는다면 추천합니다. 바다의 물결을 닮은 듯한 감성적인 아이템들이 가득해 집안 분위기를 바꿔줄 소품을 건질 수 있습니다.
- 틈마켓 (금호동): 다양한 잡화와 생활 소품을 취급하는 종합 소품샵입니다. “이런 것도 있어?” 싶은 독특하고 재미있는 물건들이 많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게 됩니다.
N번째 속초 여행, 이제는 익숙함 속에 숨겨진 새로움을 찾아 떠날 차례입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바베큐, 늦은 밤 감성적인 요리주점에서의 한 잔, 그리고 취향을 담은 소품 하나가 여러분의 이번 여행을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이번 주말, 나만 알고 싶은 속초의 히든 플레이스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